결사항전을 선언한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TV담화가 주가를 크게 끌어내렸다.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라크군의 저항이 거셀수록 주가는 맥을 못추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30달러 위로 고공비행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후세인 쇼크"를 받아 550대로 밀려났다 ◆후세인 쇼크 지난 24일 후세인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이 발표로 후세인을 비롯한 이라크 수뇌부가 건재하고 그들의 항전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미·영 연합국의 폭격으로 후세인과 수뇌부가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이라크 남부에서 이라크군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라크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할지 모른다는 예측까지 나돌면서 전쟁랠리의 기세는 완연하게 꺾이고 있다. ◆미국증시 폭락 8일 연속 상승기세를 보이던 미국증시도 폭락세를 나타냈다. 신동성 한국투자신탁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주 이상급등을 보였던 미국증시는 조정받을 시점에 이른데다 선물 만기일이 지난뒤 프로그램 매물까지 겹쳐 지수 하락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그러나 "미국증시가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증시도 그동안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수 있을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하락폭이 컸을 뿐 추가로 크게 떨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게 신 팀장의 진단이다. ◆국제유가 상승우려 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유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2일 배럴당 37.83달러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이달 24,25일 연속 상승세로 돌아서며 배럴당 30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투신운용 상무는 "이라크군의 저항강도가 높을 수록 국제유가는 상승하고 그에 따라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상무는 "국제유가가 30달러 이하에서 유지된다면 주가는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낙관론과 신중론 앞으로의 시황은 전쟁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는 "이라크전쟁 기간중 대규모 전략비축유가 방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공급 증대 등으로 국제유가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이사는 "주가 장기침체에 따른 복원과정을 감안할 때 현재의 전쟁랠리는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3개월 내에 720∼75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30∼540선은 버티겠지만 추가적인 조정을 보일 수도 있다"면서 "이번 주가 이번 전쟁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므로 당분간 방향을 탐색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