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랠리(Rally)"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그동안 많이 빠진 상황에서 시장을 짓눌러온 악재들이 걷히자 주가가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양상이다. 전쟁의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외환시장도 급속히 안정을 찾고 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여파로 빚어진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도 진정국면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쟁개시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사라졌지만 전쟁의 결과와 파장은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데다 북핵문제가 여전히 국내증시의 변수로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소되는 악재들 국제유가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20일 WTI(서부텍사스중질유)는 28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3개월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유가상승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이번 가격 급락으로 해소되고 있다"면서 "유가 동향과 그에 따른 국내기업의 영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글로벌 분식회계,카드채 위기 및 펀드환매사태로 이어진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도 진정되고 있다. SK 분식회계사태의 최대 피해주였던 은행 증권 등 금융주는 최근 3일간 급반등하면서 금융불안에 따른 낙폭을 많이 회복했다. 이날 증권업종지수는 13.6%,은행업종지수는 9.4% 오르는 폭등양상을 보였다. 지표금리가 연일 떨어지고 있으며 환매요청이 줄어드는 등 자금시장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를 불안하게 했던 환율도 안정세다. 이날 미 달러당 원화 환율은 1천2백44원까지 속락하는 등 원화가치가 며칠째 상승하고 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도 하락세가 완연하다. 북핵문제,SK 분식회계에 따른 이른바 '국가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시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 SK 쇼크 이후 줄곧 주식을 매도했던 외국인은 이틀째 '사자'에 나섰다. 고객예탁금은 최근 1주일새 2조원 늘어났다. ◆변수는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반등세가 어디까지 지속될지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단기적으로 너무 가파르게 오른데다 이라크전이 예상대로 단기적으로 끝날지 여부에 대해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가가 다시 오르는 등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가 벌어지면 큰 폭의 조정장세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주식 현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과 유전파괴로 인한 유가상승 우려가 제기되지 않을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6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반등세가 좀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북핵문제와 이라크전쟁 이후에 대한 세계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본격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