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집계를 통해 실적을 공시했다가 회계법인 감사후 이를 대폭 수정해 공시하는 기업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으로 기업신뢰도가 악화된 상황에서 일부 상장.등록업체의 실적은 외부감사후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는 등 크게 차이가 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 19일 증권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익.경상손익이 전년 대비 30%이상 증감했다고 공시한뒤 회계법인 감사결과 이전 실적발표치보다 악화됐다고 정정공시한 기업이 이달 들어 65개에 달했다. 종근당바이오는 당기순이익이 494.5% 늘어난 22억7천만원이라고 공시했다가 외부감사후 4.8% 늘어난 4억원으로 수정했고 대호의 당기순이익도 551억원에서 424억원으로 줄어 순익증가율이 213.4%에서 164.8%로 크게 축소됐다. 외부감사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사례도 속출했다. 대창단조는 9억9천만원 흑자전환을 공시했지만 후순위채권 감액손실, 재고자산.지분법평가손을 반영함에 따라 9억3천만원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정정했다. 동원도 원가절감을 통한 4억원 경상흑자를 공시했다가 외부감사후 36억원 경상손실로 수정했고 백산은 4억원 당기순이익에서 2억원 적자로 정정했다. 손실이 줄었다고 공시했다 외부감사후 손실액이 오히려 늘어난 기업도 있었다. 삼익악기는 경상손실이 45.82% 줄었다고 공시했지만 대손충당금 설정액이 늘면서 26.93% 증가했고 태성기공 당기순손실도 당초 4천만원에 불과했지만 외상매출금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전액설정함에 따라 90억원으로 확대됐다. ◆코스닥 코스닥기업에서도 내부집계 실적과 감사후 실적이 큰 차이를 보인데다 공정공시제도를 악용해 부풀린 실적을 공개한 뒤 이를 정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금호미터텍은 내부결산후 4억6천만원 흑자를 공시했지만 외부감사후 순이익이 1억1천만원에 불과했고 한글과컴퓨터도 순손실이 133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지분법평가손 등이 늘어 손실규모가 241억원으로 확대됐다고 수정했다. 트래픽ITS도 순이익이 기존 발표치 15억9천만원에서 11억2천만원으로 감소, 전년대비 순익증가율이 95.21%에서 37.35%로 절반이상 떨어졌으며 그로웰텔레콤의 경우 손실증가율이 80.6%에서 감사후 116%로 높아졌다. 특히 씨앤텔은 공정공시를 통해 작년 예상 경상이익이 4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확정실적에서는 오히려 18억원 경상손실을 나타냈다. 이밖에 하우리는 20억원 순이익을 예상했으나 실제 7억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티앤티의 10억원의 순손실 역시 2억원 규모의 순이익전망과 큰 차이를 보였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이 전문회계사가 아닌 내부인력으로 실적을 집계하기 때문에 감사후의 실적과 다를 수 있다"며 "그러나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문제가 심각하며 해당기업은 공시를 통해 이를 자세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도 "지분법평가,유가증권손실규모,법인세 적용에 따라 감사과정에서 실적변동이 발생한다"며 "투자자들은 외부감사전 기업이 발표하는 실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