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전쟁이 임박한 가운데 전쟁 관련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주가가 바닥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쟁 발발 직전까지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겠지만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돼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쟁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해도 북핵문제 등 또다른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쟁리스크 외에 카드채 문제와 SK글로벌 펀드 환매문제 등의 대내적 악재를 감안할 때 전쟁후 주가가 반등한다 해도 반등의 지속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단기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반등폭은 10~15% 정도로 예상한다. 그러나 문제는 전쟁 이후다.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기업 수익은 미국이나 한국 모두 올 2.4분기가 최악의 상황이다. 따라서 전쟁이 단기에 끝나도 주가의 추세적 상승은 한계가 있다. 전쟁 발발로 주가가 일시 반등한 이후 더 어려운 장이 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은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4분기 중반 이후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주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 전쟁이 이번주 일요일 정도에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전쟁이 시작되면 단기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 전쟁이 발발한 뒤 전략비축유가 최대한 시장에 공급되고 개전 1~2주내에 이라크에 치명적인 타격이 가해지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도 증산 압력이 가해져 국제유가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증시는 내수시장에서 카드채와 SK글로벌 파문에 따른 금리급등 문제가 남아있고 북핵문제도 있어 반등분위기가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는 미.이라크 전쟁양상에 따라 해결속도도 결정되겠지만 어쨌든 '지구상에 유일하게 컨트리 리스크가 있는 나라'라는 외국 투자자들의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채 문제는 카드사 뿐 아니라 은행과 투신, 증권사 등 금융업계 전반의 복병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오늘 대책을 내놓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나 이 문제가 지지부진하게 끌면 증시도 어려워질 것이다.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조홍래 이사 미.이라크 전쟁 발발후 2~3주 이내 미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가정하면 미 증시든 국내 증시든 단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500선을 지지선으로 해서 600선까지 바라보는 기술적인 반등을 점칠수 있다. 그러나 미.이라크전이라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해도 다른 악재들이 잠복해 있다는 점에서 증시의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여파로 야기된 카드채 불안감이 실물 경제를 위협하면서 부메랑 효과를 가져와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북한 핵 문제가 실질적으로 개선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 오늘 폭락이 미.이라크 전쟁위기 고조 때문인 것으로 보이나 본질적으로 최근 우리 증시의 하락 원인은 북핵문제에 있다. 이 때문에 여타 이머징마켓이나 아시아증시보다 하락폭이 큰 것이며 SK사태가 하락폭을 키웠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미.이라크전쟁 등은 우리가 어쩔수 없는 성격의 것이고 북핵문제도 해결의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데 증시전망의 어려움이 있다. 북핵문제 외에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은 한국은행 등 정책당국이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미.이라크 전쟁이 일어나면 북핵문제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커져 증시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