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가 10일 장중 한 때 8천선이 붕괴되는 패닉장세를 면치 못했다. 닛케이 주가는 이날 5영업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낮 한때는 전영업일 대비 168.76포인트 하락한 7,975.36을 기록해 8천선 밑으로 맥없이 추락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오던 8천선이 붕괴되기는 지난 1983년 3월 1일의 7,988.85 이래 2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닛케이 주가는 이날 막판 반등세에 힘입어 8.042.26을 기록, 간신히 8천선을 사수하는데는 성공했다. 닛케이 주가하락은 이라크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투자가들이 보유주식을 서둘러 내판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오후 들어서는 북한이 재차 지대함 미사일 실험발사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세에 힘이 실리지 못했다는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인' 분석에 관계없이 일본 금융당국이 받아들이는 충격파는 작지 않은 듯 하다. 당장 일본 정부는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의장을 맡고 있는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닛케이 주가하락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회의에서는 일본은행에 대한 추가 금융완화책 요구 및 금융시스템 안정책 마련방안 등이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중에 돈을 계속 풀어대는 금융완화책은 지난 2년간 닛케이 주가부양 및 디플레 극복을 위한 주요 정책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별다른 실효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말 독일 베를린을 방문중이던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일본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이 닛케이 주가의 8천선 붕괴시 일본은행이 나서 주식과 토지를 사들이는 적극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닛케이 주가의 하락은 장기채권 시장의 버블화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도쿄 채권시장에서는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신규발행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0.740%까지 내려가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투자자들의 안전지향 성향이 강해지면서 확정금리 상품인 국채쪽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