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약세국면에서 삼성전자가 주식 1조원어치를 사들여 태워버리겠다고 발표했다. 겉으로 나타난 효과는 삼성전자를 조금 태우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재미있는 건 외국인의 태도다. 외국인은 마치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것처럼 이 재료를 '셀코리아'의 기회로 활용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이 회색지대에서 방황하던 외국인에겐 '오아시스'가 된 셈이다. 피곤한 다리도 쉬고 목도 축일 수 있게 된 것. 증시가 '기회의 땅'에 진입했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들린다. 수급상 바닥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찾은 데다 비관론이 팽배해 있기 때문. '모두 나서서 한목소리로 약세장을 외칠 때 바보가 돼 매수의 씨를 뿌려라'는 격언을 떠올려야 할 때란 소리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