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심상치않다. 외국인이 연일 `팔자'에 나서면서 종합주가지수는 7일 오전 550선이 무너졌다. 정부의 증시안정책 마련과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국민연금 증시투입 소식으로 낙폭을 줄여 오후 1시25분 현재 전날보다 2.0포인트(0.35%) 하락한 553.33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36선으로 추락한 코스닥지수는 0.96포인트(2.51%) 내린 37.23을 나타내 나흘째 사상최저치 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다.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커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경우 미국과 이라크 전쟁 위기, 세계 경기 둔화 외에 북한 핵문제라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최근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볼 때 `셀 코리아'로 보기는 어렵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에는 매도세가 진정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2개월째 순매도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6천462억원을 순매도해 5개월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3월 들어서는 나흘만(3~6일)에 767억원을 순매도했다. 7일에는 7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월 352억원에서 2월 880억원을 급증했으며 이달들어서는 42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문제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미 무디스가 지난달 11일 북핵 문제를 들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두단계 낮춘 것은 외국인 투자를 더욱 위축시켰다. 여기에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반도체 D램값이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기 전망이 악화되자 외국 증권사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축소하고 국내외증권사가 삼성전자 등 주요 종목의 실적전망과 목표주가를 낮춘 것이 외국인의 매도를 부추겼다. 외국인이 지난 2월 이후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4천193억원)였으며 다음으로 국민은행(1천622억원), 현대차(1천122억원), SK텔레콤(963억원), KT(671억원) 등의 순이었다. 모두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있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다. ◆대외 불확실성 해소여부가 관건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셀 코리아'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향후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의 전개 양상이 외국인의 매매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올들어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지난해 월 기준으로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한 세차례와 비교할 때 강하다고 볼 수 없다"며 "북핵 문제로 대만등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매도강도가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이사는 "그러나 `셀 코리아'의 가능성은 향후 북핵 문제의 전개 양상에 따라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증권사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ING베어링스 목영충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한국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셀 코리아'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목 상무는 "한국이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낙폭이 크지만 저가 매수 메리트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기업들의 장기적 펀더멜털에 대한 긍정적 신뢰가 없어진 상태도 아니다"며 "외생변수에 좌우되는 상황이어서 외부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외국인 매도세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UBS워버그 이승훈 이사는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크다고 볼 수 없다"며"다만,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매우 작은 상태에서 크지 않은 매도 물량이라도 한국증시가 소화할 능력이 없어 충격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이머징 마켓이나 아시아시장에서 MSCI지수를 벤치 마킹해 투자하는외국인에게 한국을 제외한 대안이 별로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언제라도 복귀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신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