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3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대통령 취임 전날인 지난 24일 '반짝장세'가 연출된 뒤 줄곧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이라크 전쟁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이로 인해 경상수지도 악화되는 양상이다. 수급측면을 봐도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만만치 않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대금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종합주가지수 600선을 놓고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라크전쟁 이후 불안감 최승용 랜드마크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이라크전쟁이 터져도 그것이 호재인지 악재인지 불투명하다"며 "이라크전과 북핵문제에 오랫동안 짓눌린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1월 산업생산 동향에서 설비투자가 전년 동월에 비해 7.7% 감소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도체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데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최 팀장은 "3월3일 발표예정인 미국 제조업ISM(공급관리자협회)지수가 만약 50 이하로 나온다면 미국증시도 전저점을 탐색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 국제유가.경상수지 이라크전쟁 위험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38달러선까지 치달았다.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은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12월 경상수지가 8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폭도 지난 97년7월 이후 5년5개월 만에 최대폭인 6억5천만달러다. 김재은 한국투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0억2천만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2억7천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급측면의 기대 그나마 국민연금 국민은행 증권유관기관 등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국민연금은 27일 대신 한화 교보 한국 하나알리안츠 등 5개 투신운용사에 각각 1백억원어치씩 모두 5백억원을 순수주식형 펀드로 맡겼다. 증권유관기관도 1천억원을 이날 증시에 투입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만만치 않지만 당분간 560∼68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대우증권 전망)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민은행 자금 2천1백억원을 운용하고 있는 김영일 국민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600선 이하에선 주식을 사들여 55% 수준인 주식투자비율을 신탁재산의 70∼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