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용평가기관의 채권 평가 신뢰도에 의문이 일고 있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국민카드[31150]가 발행 예정인 제799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각각 평정했으나 평가내용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기평은 "최근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으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으나 국민카드는 공고한 시장지위와 경쟁력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한기평 분석과는 달리 국민카드는 지난해 2천609억원의 당기 순손실과 3천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달에도 1천240억원가량의 손실이 난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저조한 실적과 연체율 상승으로 주가도 지난 11일 이후 연속 12일째 하락 행진을 하고 있어 한기평의 평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도 국민카드가 지난해와 올 1월 각각 손실을 냈고 연체율도 1월 현재까지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역시 신용등급은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밝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기평 임문혁 수석연구원은 "적자를 내긴 했으나 국민은행을 모은행으로 둬 안정적인 자금조달력과 재무 안정성을 갖고 있어 등급을 유지했다"며 "연체율 상승 등은 내부적으로 주시하고 있으며 다음 평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투신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신용등급 평가는 채권값 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실적이나 영업환경 악화 등의 변화에도 등급이나 등급전망을 조정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