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 포스코 유상부 회장에 대해 기업은행 등 일부 대주주들이 부정적인 시각이어서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종창 기업은행장은 19일 "유 회장이 형사상 소추된 상태여서 추후 재판결과에 따라 경영권에 중대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이는 지배구조의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주주 입장에서 연임에 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포스코의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안정적이어야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서 "최고경영자가 법적인 문제로 구설수에 올라 있는 자체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투신사 고위 관계자도 "유 회장의 경영성적이 뛰어나긴 하지만 회장직 자체가 `옥상옥' 성격을 띠고 있어 존속 자체가 바람직한지 의문이 든다"며 "유 회장이 타이거풀스 사건과 관련돼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의결권 행사를 위한 의견을 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이같은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최근 공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강력한 개혁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과 상당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유 회장은 작년 6월 계열사 등에 타이거풀스(TPI) 주식 20만주를 고가에 매입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바 있다. 유 회장은 그러나 불구속기소 이후 이사회로부터 재신임을 받았고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다시 이사로 추천돼 회장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00년 9월 민영화된 포스코는 현재 기업은행 2.6%를 포함해 정부쪽 지분이 5∼6%으로 포항공대 등 특수관계인 지분 3.59%보다 많아 사실상 최대주주이다. 정부는 포스코가 민영화된 기업인데다 외국인 지분이 60%가 넘어 유 회장 교체가 대외신인도에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는 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홍보팀 윤석만 전무는 "최고경영자는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하는데, 유회장은 몇 년간 좋은 경영성과를 거둔만큼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유 회장의 기소문제에 대해서는 "재판결과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지 미리 예단해서 경영상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투신권은 대한투신이 0.85%, 한국투신이 0.69%의 포스코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이들 투신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포스코 주총일(3월14일) 5일전까지 공시를 통해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노효동.한승호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