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 전망을 낮추고 있다. 미국계 골드만삭스증권은 18일 발표한 "한국증시 투자전략" 보고서를 통해 종합주가지수는 단기적으로 53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까지 한국증시의 "턴어라운드" 시기를 빠르면 1분기말 정도로 예상하는 등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프랑스계 크레디리요네(CLSA) 증권은 최근 "한국증시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제외한 지난 15년이후 최저치인 500선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주가가 출렁이었던 이날 이들 외국계들이 시장전망을 낮췄다는데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CLSA는 북핵 문제와 신정부-재벌간 마찰 등을 가장 큰 위험요소로 지적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문제를 최대 악재로 거론하고 있다. CLSA증권의 투자전략가인 크리스토퍼 우드는 "북핵 위기,신정부의 신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한국증시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특히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것도 한국증시가 저평가된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증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할때 종합주가지수는 500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고유가를 한국증시의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리서치센터장은 "현 고유가 추세는 실질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예기치 않은 대외적인 악재의 출현으로 오는 1분기말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지수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530선까지 빠질 가능성도 있다"며 "당초 목표했던 800~850선은 3분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센터장은 "유가상승,북핵 우려로 한국증시는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라면서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문제는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일부 아시아 기관투자가의 한국증시에 대한 시각은 지난해말보다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임 센터장은 "정부가 경기 연착륙을 위해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은행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고 경기부양정책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주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 전세계적으로 업황이 호전세를 타고 있는 조선·해운주도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