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을 어떻게 활용할까" 12월 결산 상장(코스닥)사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되면서 "주총 활용법"이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주총을 잘만 활용하면 괜찮은 투자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총에선 회사의 지난 1년간 성적표와 향후 청사진 등이 공표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총 자료를 꼼꼼히 챙겨놓으면 포트 폴리오를 짜는 데 한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취할 회사와 버릴 회사가 완연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매년 정기주총을 앞두고 "주가관리"에 나서는 기업도 많아 눈여겨볼만하다. 전문가들은 "주총 후"보다는 "주총 전"이 매수 시기로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주총 체크포인트=주총은 기업이 지난 한햇동안의 살림살이를 주주들에게 보고하고 그 결과를 확정짓는 자리다. 과거에는 요식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들어 최고경영자(CEO)나 재무담당임원(CFO)이 모두 참석해 경영계획을 설명하는 등 주총을 IR(기업설명회)의 하나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총장에서 굵직한 재료가 나올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주주라면 주총에서 확정되는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와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자사주 소각이나 신규사업 진출,배당률 등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주총 전후의 주가움직임=통상 주총 개최 전이 "매수 타이밍"으로 꼽힌다. 주총이 끝나 재료가 노출되면 주가가 하락세로 돌변하는 경우도 쉽게 볼수 있다. 지난 13일 주총을 연 넥센타이어도 12,13일 주가가 올랐지만 14일에는 떨어졌다. 증권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증시 침체기에는 주총 전에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이 하락하는 종목보다 많았다. 주주를 달래기 위해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금 상향 등 "당근"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에서 꺾여 곤두박칠쳤던 지난 2000년의 경우 정기 주총을 앞두고 주가가 오른 종목이 눈에 띄게 많았다. 3월 하순까지 주총을 끝낸 3백52개사를 조사한 결과 주총 10일전부터 당일까지 주가가 오른 종목이 2백34개로 내린 종목(1백18개) 보다 두배 가량 많았다. 그러나 전년말 480선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하락세를 멈추고 510~620선에서 오르내렸던 2001년 주총시즌에는 주총 전후 모두 하락종목이 상승종목 보다 많았다. 올해는 증시 하락의 폭이 컸기 때문에 다양한 주가부양책이 제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주총 시즌을 맞아 상장.등록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늘고있다"면서 "성과급과 배당금 등 이익배분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면서 주총을 앞두고 배당금을 높이는 기업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 시기와 주가=대개 주총개최 시기가 이른 기업일수록 실적이 좋은 편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주총 날짜를 잡지 못하거나 연기하는 기업은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외부에 알려진 것 보다 실적이나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졌거나 회계법인의 외부감사작업이 순조롭지 않는 등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매년 주총 시즌이면 적지않은 기업이 회계법인과의 마찰로 주총일정을 늦추거나 확정하지 못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법정관리기업을 제외한 12월결산법인은 오는 3월말까지 정기주총을 열어야 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