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이후 펀드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장기.소액투자의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기.소액투자의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적립식 상품이다. 적립식 상품은 일정한 금액을 매월 불입하는 은행의 정기적금과 유사하다. 대한투자신탁증권 김대현 영업전략팀 부장은 "작년 9월부터 판매된 스마트엄브렐러펀드는 매월 1천여명의 고객들로부터 1백억원 이상씩 자금을 모으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장기적으로 목돈 마련을 원하는 투자자들도 간접상품에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투자요령=투신사들은 적립식 투자의 대상을 주식형과 채권형 뿐만 아니라 일정수익을 달성하면 주식에서 채권으로 바꾸는 전환형으로 확대하고 있고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까지 선보였다. 적립식 상품은 장기적으로 주식의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즉 일정한 금액을 일정한 시기에 투자한다면 주가가 쌀 때는 더 많은 주식을 사게 되고,비쌀 때는 매입수량이 작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전체적인 매입단가가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노후자금이나 자녀 학자금 마련 등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분명히 하고 자금목적에 맞게 주식과 채권 사이의 배분을 전문가들과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단기적인 주가변동에 개의치 않고 처음 세웠던 투자계획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 주식시장은 "쏠림 현상"이 심해 주가가 오르는 동안은 한없이 오를 것 같은 낙관론에 잠겨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싶어지고 주가하락이 수개월 지속되면 비관론에 휩싸여 투자를 그만두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장기 목돈마련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장기적인 투자성과는 떨어지기 쉽다. 어떤 상품이 있나=최근 나온 적립식 펀드 중 눈에 띄는 것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연금저축혼합형펀드"를 들 수 있다. 개인연금 성격인 이 상품은 매달 1백만원,또는 분기에 3백만원 한도 내에서 10년 이상 자유롭게 적립한 뒤 만55세 이후부터 5년 이상 연금을 받는 구조다. 물론 소득공제 혜택도 있다. 랜드마크투신운용도 적립식투자를 통해 목표금액에 도달하면 은행의 요구불예금 계좌로 자동 이체되는 "국민1억만들기 주식투자신탁"을 운용하고 있다. 보통의 적립식과는 달리 가입시점에 투자자가 원하는 목표금액과 가입년수를 정하는데 목표금액이 달성되면 은행 요구불예금으로 자동전환해 준다. 국민은행 창구에서 적정한 가입연수와 가입금액을 상담받을 수 있다. 하나알리안츠투신은 주식형 혼합형 인덱스형 세가지 유형의 적립식펀드를 내놓고 있다. 1년 이상 최저 10만원씩을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다. 서울투신의 "파이브세이빙즈 적립식펀드"도 매월 10만원 이상 투자하는 상품인데 주식에 투자하는 30%는 삼성전자 SK텔레콤 KT 국민은행 포스코 등 5개 종목으로 한정하는 게 특징이다. 신한BNP파리바투신의 "신한세이프세이빙주식펀드"는 주식에 60% 이상,채권에 40% 이하를 투자하는 주식형 상품이다. 조흥투신의 "BEST모아모아적립식주식펀드"도 역시 주식에 60%이상 투자되는 주식형 상품이고 HSBC가 판매하고 있는 "정기투자적금펀드"는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국공채형 등 11개의 펀드로 구성돼 있고 매월 최소 30만원 이상을 적립하게 돼 있다. 삼성투신은 가입초기에는 주식투자비율을 80% 이상으로 해서 수익성 중심의 운용을 하다가 만기가 가까워질 수록 점진적으로 주식투자비율을 줄여나가 수익을 관리하는 전략을 쓰는 "삼성웰스플랜펀드"를 내놓고 있다. 이 밖에 대투증권의 "스마트플랜엄브랠러펀드" 현투증권의 "드림투자적금" 한투증권의 "부자아빠펀드" 등도 다양한 유형의 펀드를 적립식으로 구성해 놓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들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