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문제로 치부됐던 북핵사태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1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두단계 하향조정한데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가뜩이나 허약해진 주식시장의 체력이 더욱 약화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다. 특히 '컨트리 리스크(country risk)'가 전면 부상함에 따라 외국인투자자의 매매동향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따라서 주가 바닥을 쉽게 점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무디스 악재 영향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그동안 막연한 불안감으로 여겨졌던 북핵문제가 경제의 펀더멘털을 악화시키는 현실 문제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는 "외국인이 올들어 한국에선 관망세를 지속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만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지속한 것도 북핵문제와 무관치 않다"면서 "북핵문제로 인한 등급하향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변수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예상외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기환 사장은 "현재로선 외국인이 본격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판단할 수 없으며 12일 이후 외국인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컨트리 리스크 증대로 인한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의 주식매도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환율하락시 원화로 거래되는 국내주식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향후 환율의 추이를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가 바닥은 김기환 사장은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서면 주가는 한차례 더 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일 국민투신 운용본부장은 "경제외적인 요인이 너무 많아 주가 바닥을 점치기 어렵다"면서도 "바닥을 만들고 있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주가가 장중 560대까지 떨어지자 자발적인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한진 상무는 "추가적인 투매가 나올 것으로 점치고 저가매수 찬스를 노리는 이른바 스마트머니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수 상무는 "컨트리 리스크가 전면 부상한 만큼 기술적인 반등이 나오더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지수 저점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