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1월 효과'는 없었다. 연초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1월 효과'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다. 1월은 대체로 주가가 오르고, 또 1월 상승은 연간 오름세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였다. 실제 지난 50년간 1월 등락율이 나머지 11개월간의 등락율과 달랐던 적은 13번에 불과할 정도로 예측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월가는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3대지수 모두 1월 등락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0.9% 떨어진 8,053.81을 보이며 한달 낙폭을 3.9%로 늘렸다. S&P500은 855.70으로 한달동안 1.9%, 나스닥은 1,320.91로 1.1% 하락했다. '1월효과'를 사라지게 만든 것은 이라크전쟁위기감. 유엔사찰단의 사찰이 별 성과없이 끝나면서 미국은 더욱 강경해지는 반면 독일 프랑스등은 미국과의 연대에서 이탈하는등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증폭시켜주고 있다. 증시가 기대하는 '속전속결'방식의 전쟁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결국 2월 한달도 증시는 '이라크전쟁'에 발목이 잡혀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읽기에 들어간 전쟁의 그림자에 따라 주가가 춤추는 양상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5일(수요일) 예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이 현재로선 가장 관심가는 대목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8일 연두교서에서 파월장관이 이라크가 유엔을 속였고 사담 후세인이 알 카에다와 관련되어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이날 파월의 발언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느냐가 미국의 전쟁에 대한 생각을 알수 있는 열쇠일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전쟁변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거나, 빨리 끝날 경우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낙관 적인 신호이다. 실제 지난 31일 발표된 전국 구매관리자협회의 시카고 제조업활동지수는 56.0으 로 12월(51)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지수는 50이 넘으면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같은날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12월중 개인 소비는 0.9% 증가, 7월(1.1%)이후 5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개인소득도 0.4% 늘어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0.2%)을 두배 웃돌았다. 이번주 발표될 예정인 경제지표들도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급관리협회(ISM)지수는 물론 7일 발표 예정인 1월 고용동향도 12만5천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실업율이 12월(6.0%)에 비해 다소 줄어든 5.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수익은 우량주와 기술주들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지난주에도 월트 디즈니가 예상을 웃도는 수익발표로 금요일 하루에만 7% 상승한 반면 기업들의 투자지연으로 수요가 35% 줄었다고 밝힌 세계 최대 마이크로칩 생산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매터리얼스가 7.6% 급락했고 수요감소로 인한 고전이 예상된다고 밝힌 휴렛팩커드도 4.3% 떨어졌다. 기술주의 향방은 4일 시스코시스템스의 수익발표이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