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에 사상 최대 규모로 몰린 `떠돌이 자금'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자금이 주가와 금리를 급변동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MMF 수탁고(20일 현재)는 59조6천억원으로 지난해말 49조5천억원에 비해 10조1천억원이 늘었으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MMF가 도입된 지난 96년 이후 월중 증가액으로 사상 최대였던 2001년 1월증가액 10조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연말 자금수요로 잠시 빠졌다가 다시 들어오는 계절적 요인에다 대내외 여건의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이 자금의 이동 방향과 그로 인해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이다. 단기상품인 MMF 속성상 시장 상황 변화시 자금의 유출입이 다른 상품에 비해 쉽게 일어날 수 있고 금융시장 왜곡은 물론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투증권 최재호 애널리스트는 "침체에 빠진 주가가 상승하면 MMF 투자자들은일시에 환매 압력을 가하게 되고 투신사는 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금리의 급격한 상승(채권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말했다. 한투증권 박혁수 애널리스트도 "미-이라크전이나 북한 핵문제와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는 MMF 자금의 일시적인 유출이 발생, 금리나 주가의 추세 전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달초까지 9조원가량의 세금납부요인과 설자금 수요로 MMF 증가세가 둔화돼 충격이 일지 않을 수 있지만 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지속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