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화장품이 '2년 연속 자본잠식'으로 올 3월말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주주인 동아제약이 자회사인 라미화장품의 증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라미화장품에 대한 출자를 하지 않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에 대해 "라미측에서 증자 요청을 해오지 않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현 주가나 경영상태를 볼때 증자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라미측은 "증자는 대주주인 동아제약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동아제약은 라미화장품 지분의 66%를 가지고 있다. '자본전액잠식'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된 라미화장품은 2002년 사업보고서 제출시점인 3월말까지 2백억원 규모의 증자를 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된다. 오는 2월중순 임시주주총회 전까지 증자방안을 확정해야 하지만 이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은 없다. 한양증권 김희성 연구원은 "라미화장품은 작년 3월 생산시설을 동아제약에 넘기고 유통기능만 남아 있어 시설투자 등 증자가 필요없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상장유지를 위해 증자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미화장품의 주가 하락으로 상장폐지에 따른 매수청구권이 요청된다 해도 10억원 가량이면 해결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동아제약 주가에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LG투자증권 황호성 연구원은 "동아제약은 잇따른 계열사 증자로 주가가 약세를 보여왔다"며 "라미화장품의 증자불발은 역으로 동아제약에 있어 추가적인 출자부담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호재"라고 분석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