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투자증권이 대규모 미수금 사고로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서 영업전선에도 찬바람이 불 조짐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투자증권이 미수금 사고의 전말을 시장에 정확하게알리지 않은데다 문제가 된 역외펀드를 위해 지나친 편의를 봐준 사실이 드러나면서국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또 미수금 사고가 알려지기에 앞서 LG계열사들이 LG투자증권 주식을 기관에 대규모로 내다팔아 기관투자가들의 불신감을 더욱 키웠다. 실제로 몇몇 투신운용사들은 LG증권이 계획한 기관투자가 대상 설명회를 취소했고 LG증권과의 거래를 끊겠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국내 투자신탁운용사와 펀드매니저들은 LG증권이 홍콩현지법인 기관고객에 의한초대형 미수사고를 제때 알리지 않아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 LG증권은 미수금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 16∼17일 홍콩 현지 역외펀드가 사들였다가 미수가 발생한 주식 가운데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반대매매를 하지 않고 1천860억원어치를 자전거래 형식으로 떠안았다. 증권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돌았고 LG증권은 "상품운용상 보유중인 주식이200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주식 운용차원에서 이를 사들였다"고 둘러댔다. 국내 한 기관투자가는 "당시 이 내용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LG증권에 문의했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해 주지 않고 감추기에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LG증권 홍콩현지법인은 12개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이 미수사고를 냈는데도거래를 정지시키는 커녕 역외펀드의 구두약속만으로 대출형식을 빌어 미수금을 대신납부해주는 편의를 봐줬다. 게다가 미수금 사고가 시장에 알려지기에 앞서 LG계열사들이 LG증권 주식을 기관에 내다판 것도 불신감을 극대화시켰다. 한 펀드매니저는 "역외펀드의 미수금까지 대납해주는 LG증권의 영업행태에 실망감을 느낀 기관투자가들이 많다"며 "LG계열사의 LG증권 주식매각도 석연치 않아 LG증권과의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G증권이 초기에 사고경위를 정확하게 알리고 제대로 대응했더라면 시장의 불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는 대응방안을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