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뚫고 3개월여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의 120엔대 급락과 함께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도가 급격하게 강화됐다. 시장에 달러 매수세가 꽁무니를 뺀 가운데 손절매도가 이뤄진 셈. 재정경제부의 구두개입이 있었지만 시장의 흐름을 뒤집기엔 다소 힘이 부친다. 저가매수세가 있으나 엔화 추가 강세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장중 1,200원은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2시 51분 현재 전날보다 4.80원 내린 1,298.30원을 가리키고 있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201.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이내 달러/엔 급락과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 처분으로 1,200원을 깨고 2시경 1,195.50원까지 밀렸다. 지난 9월 9일 장중 1,194.00원까지 내려선 이래 최저치. 이후 환율은 저가 매수와 구두개입 등으로 소폭 반등, 1,198원선으로 올라섰다. 1,195원선에서 저가매수가 대기하고 있으나 적극적인 매수는 기대하기 힘든 형편.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손절매도가 오전장부터 꾸준히 나온데다 달러/엔까지 떨어지면서 힘을 받았다"며 "일단 1,195원선에서 손절매도가 일단락되고 당국 구두개입에 따른 경계매입이 있으나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추세를 말하긴 이르나 1,200원 밑에서 결제수요가 많지는 않고 3시 이후 기업 결제가 어떻게 들어올지 봐야 한다"며 "1,200원을 일시적으로 회복할 수 있으나 종가는 이 선 밑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각 120.69엔으로 정오 수준에 비해 큰 폭 떨어졌다. 일본은행(BOJ) 정책회의 결과, 기업 자금경색을 풀기 위해 자산담보부유동화증권(ABS)와 자산담보 기업어음(ABCP) 발행을 증대키로 해 기업도산 감소 전망이 일본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달러/원의 급락으로 재경부는 "외환수급 등을 감안할 때 최근 환율변동은 환율불안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현재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 1,200원 밑으로 내려선 환율 수준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2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60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71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