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증권업계에선 처음으로 자진청산을 추진 중인 건설증권에 대해 다음주 중 실사를 실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13일 "건설증권이 부실을 안고 있지 않는데다 고객자산과 보유 유가증권은 증권예탁원에 별도 예치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비 집행 등을 집중 감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설증권은 내년초 청산 후 잔여 계좌에 대해서는 신흥증권으로 이관할 방침이다. 건설증권의 자산은 9월말 현재 3백76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부채 1백24억원에 자기자본은 2백52억원이다.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중 이 회사는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55억원과 7억원을 냈고 당기순이익은 6억원을 기록했다. 또 영업용순자산은 1백35억원,총위험액은 1백10억원으로 영업용순자본비율이 1백22.86%에 머물고 있다. 실질자산 3백3억원,실질부채 1백24억원으로 자산부채비율은 2백43.49%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건설증권의 경영권을 다른 곳으로 넘기는 M&A(인수합병)를 권유했지만 이 회사 대주주인 손홍원 회장(65)은 '선친이 물려준 회사를 다른 곳으로 넘기는 것보다 차라리 청산하는 쪽을 택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9년 설립된 건설증권은 국내 증권사중 처음으로 자체 건물을 보유할 만큼 '잘 나가던' 회사였다. 지난 90년대 초 삼성증권이 거액을 들여 사려고 했지만 실패했던 일화는 증권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건설증권은 온라인화 등 급변하는 시장여건에 적응하기 못하고 43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