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27일 700을 디딤돌로 소폭 상승했다. 미국시장이 전날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700선을 지킬 지가 관심이었다. 외국인투자자도 순매도에 나서 조정의 폭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이날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삼성전자나 업종대표주가 아니었다. 주인공은 중소형주였다. 장종료무렵까지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은 약보합에 머물렀다. 그러나 중소형주들은 강한 상승탄력을 보였다. 삼성중공업 LG전자 현대중공업 등 옐로우칩과 대림수산 모나미 등 중소형주들이 시장 분위기를 살려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전자업종과 업종대표주에 몰려있던 매기가 중소형주와 옐로칩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지수가 700위에 안착하면서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종목들이 선도주와의 주가차이 줄이기에 나섰다는 것.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시장엔 지수가 급등한데 대한 부담과 추가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추격매수 욕망이 혼재돼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그동안 덜 오른 우량주를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양극화 완화되나=외국인이 지난 10월 10일 이후 순매수한 종목중 95%가 전기전자업종이었다. 지난 10일부터 따지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종목의 비중이 73%에 달했다. 전기전자업종만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은 뚜렷하게 양극화됐고 다른 업종의 소외감은 컸다. 그러나 최근 1주일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엔 신세계 현대자동차 팬택 LG카드 등이 등장하고 있다. 순매수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였지만 집중도는 크게 완화되고 있다. 지난 1주일간 주가상승률 상위 40위 종목엔 시가총액 40위내의 종목이 거의 없다. 삼성중공업 대덕GDS우선주 LGEI LGCI 등이 덩치가 조금 큰 종목일 뿐 나머지는 모두 소형주들이다. ◆가격 좁히기는 계속될까=미래에셋 이 실장은 "개인투자자들이 풍부한 대기자금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주를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삼성전자를 주당 38만원에 사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개인들이 상대적으로 저가메리트가 큰 중소형주를 매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수가 대형 매물벽에 부딪쳐 있어 위로 치고 올라가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중소형주의 인기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전제는 있다. 지수의 급락이 없어야한다는 것. 동원증권 강성모 팀장은 "미국경기지표는 경기 침체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외부변수에 의한 지수 급락현상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도 관심둘만=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되돌아올 경우 거래소의 중소형주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의 우량주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외국인과 기관들은 이날 순매도로 일관했지만 개인들은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는 데서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그동안 시장이 프로그램매수로 올랐다는 면에서 보면 중소형주의 가격메리트는 더 부각되고 있다"며 "특히 코스닥 종목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고 있는 실적 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밝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