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기업의 성적표다. 장사를 잘 했는지,회사의 재무상태는 괜찮은지 각종 정보가 담겨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는 숫자의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칫 잘못하면 오도된 정보를 갖게 되기도 한다. 매출액 증가율이 1백%라고 하면 높은 신장률이지만,절대액수가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었다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이익증가율이 낮다고 해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면 반대로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다. 숫자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선정한 증권사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이 주요 종목의 3분기 실적을 해부했다. 종목의 실적을 찬찬히 뜯어보면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 지 판단할 수 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전기전자관련주에서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자화전자 등의 실적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구희진 LG증권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반도체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는 게 눈길을 끈다. 핸드폰부문의 이익이 높아져서다. 구 연구위원은 "영업이익 총액은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관련주로는 네오위즈와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의 실적이 눈길을 끌었다. 네오위즈는 9월 게임매출이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부문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하기 시작한 셈이다. 게임의 마진율은 70%이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1분기,2분기,3분기 영업이익이 계속 늘어났다. 수익모델이 없다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유통업종에서는 신세계의 실적구성이 애널리스트에게 주목을 받았다. 매출과 이익규모가 커졌다는 점에서만이 아니다. 할인점인 E마트의 총이익률이 20%를 넘었다. 경기가 침체되면 백화점보다는 할인점의 매출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경기의 부침에 대응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LG홈쇼핑은 총이익률이 26%수준에 달해 지난 4월(23%)의 저점과의 차이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쪽은 한미은행과 부산은행의 실적이 매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은행은 올 3분기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3배가량 증가한데다 상대적으로 적은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4분기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은행은 가계대출비중이 낮고,선제적인 충당금 적립등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눈길을 끌었다. 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다른 은행과 달리 하락세를 보이는 등 안정감이 돋보였다. 전기전자부품업종에선 유일전자가 코스닥기업중 이자보상배율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정돼 있다. 음식료에선 풀무원의 이익규모가 크게 커지면서 자연식품시장의 성장세와 풀무원의 압도적인 시장지위를 읽을 수 있다. 철강업종에선 POSCO의 영업이익이 46%나 늘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국제철강가격이 불안하게 움직였는데도 이이규모가 늘어나 향후 전망이 밝은 것으로 해석된다. 제지업종에선 한솔제지가 동종 4개 업체의 평균 매출증가율인 3.7%를 크게 웃도는 19.1%의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 삼성중공업 LG건설 대림건설 대한항공 한진 SK텔레콤의 실적도 향후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증권 보험 바이오 제약 등에서는 눈에 띨만한 종목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