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증권업계 주영역인 수익증권(펀드) 시장을 급속 잠식하고 있다. 작년 10월말 8.5%였던 은행권의 수익증권 판매비중은 올 9월말에는 12.9%로 1년새 5%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이 시장을 둘러싼 은행과 증권업계 간 투자자 유치경쟁이 가열되고 이는 양 금융권간 영역 허물기가 본격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은행권과 투신협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조흥 등 은행권의 수익증권 판매규모는 작년 10월말 13조9천4백억원에서 올 9월말 22조1천7백억원으로 8조2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수익증권 판매잔고는 총 8조6천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증시 침체 여파로 수익증권 총판매고는 작년 10월말 1백72조7천7백79억원에서 올 9월말 1백72조3천3백61억원으로 줄었지만 은행권의 판매실적은 급증한 셈이다. 이는 저금리추세로 확정금리 예금상품의 메리트가 줄어든 점을 감안한 은행들이 운용실적에 따라 높은 수익을 되돌려줄 수 있는 간접상품 영업을 대폭 강화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익증권시장을 주도해온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이 증권사로 전환하면서 이들 2개사의 수익증권 판매잔고가 3조6천억원 이상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은행별로는 신한과 우리은행이 1조4천억원 이상 수익증권 판매고가 늘어났고 한미(9천6백억원) 하나(8천4백억원) 조흥은행(6천7백억원)도 이 부문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 9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수익증권 판매잔고는 9조4천5백억원에 달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