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그냥 지켜보는 수 밖에 별도리가 있겠습니까" 최고경영자(CEO)의 사법처리를 앞둔 21일 새롬기술의 사무실에는 닷컴신화의 중심에서 수직하강해 버린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회사의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내내 침울한 기운이 감돌았다. 새롬기술의 한 직원은 "최근 벌어진 경영권 분쟁과 맞고소, 내부자 고발에 이은오상수 사장의 사임 등으로 회사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오 사장의 사법처리가 알려지자 오히려 담담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롬기술은 지난 주말 비용 절감을 위해 1년여간 둥지를 틀었던 테헤란로 근처의 아셈타워를 떠나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빌딩에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했다. 새롬기술 관계자는 "성공의 상징이었던 테헤란로를 비용문제로 떠난다는 데 직원들이 씁쓸해 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또 불과 3년전만해도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자신들의 CEO가 경영실패와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불명예 퇴진하는 것에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오 사장의 사임을 발표했던 지난 20일 기자회견장에 있던 새롬기술의 한 직원은"잔뜩 흐리고 비까지 부슬부슬 오는 오늘 날씨가 마치 새롬기술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 같다"고 회사의 사정을 비유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이제 회사를 떠나야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운을 뗀뒤 "새로운 경영진이 새롬기술을 재건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경영진 교체를 예측했다. 새 경영진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박준호 홍보팀장은 "새 경영진이 새롬기술에 대한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회사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사의 미래에대해서는 불안과 희망이 반반씩 섞여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