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종합주가지수가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큰폭으로 오르면서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 가까운 횡보를 마치고 700선을 조기에 돌파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와 미.이라크 전쟁가능성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섬에 따라 국내 증시도 700선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보고 있다. 다만 700선 돌파 이후 연내에 지수가 얼마나 오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울러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국내외 기관의 전망을 감안할 때 지수가 본격적인 상승추세로 전환할 시점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 해외변수들 비교적 긍정적 흐름 미국 증시는 전날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11% 감소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큰폭으로 올랐다. 나스닥이 3.26% 오르면서 1천400선을 돌파했고 다우지수는 1.75% 상승해 8천600선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무려 8.25% 상승했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그리 좋지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반등에 성공함에 따라 이런 악재들이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내년 1, 2분기 경기와 기업실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내년 이후 경기회복과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가 악재를 누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화의 강세전환도 미 증시 반등의 근거로 거론된다. 이달초 미국의 금리인하이후 재료 노출과 미국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증시의 발목을잡았으나 이번주 들어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는 설명이다. 일본이 통화정책 완화방침을 밝히고 있고 EU(유럽연합)역시 내달초 금리를 내릴가능성이 확실시되면서 국제적인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심리도 투자 분위기를 호전시키고 있다. ◆ 단기전망은 긍정적 국내 증시는 기술적 분석상 1년여만에 처음으로 21일 장중에 20일 이동평균선이6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면서 단기적인 상승가능성이점쳐지고 있다. 미국 증시 반등으로 시장 주도세력인 외국인들이 매수기조를 넓혀가고 있고 기관 역시 아직은 매도압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690대를 넘어서면서 이미 종전의 박스권은 돌파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나스닥지수가 장중 전고점인 1천423포인트를돌파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며 돌파할 경우 우리 증시도 2차 랠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뚜렷한 주도주와 재료, 매수주체가 없는 가운데 지수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있다. 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DDR D램 가격이 공급 증가로 하락세로 접어든 데다대부분 기업들이 설비투자 대신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현재의 경기사이클이 진정한 수요회복 국면으로 진입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면서 "다만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상승흐름은 좀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연내 750선돌파 불확실 증시 관계자들은 580대였던 지수 전 저점이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조정시 저가매수전략을 조언하고 있지만 연내 지수상승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교보증권 임팀장은 "연내에 750선을 넘어 800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증시 랠리의 중심이 반도체 등 IT주들인 만큼 이런 종목을 중심으로 조정시 추가 매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황 연구원은 "지수가 본격적인 상승추세로 전환할 시점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720포인트를 고점, 650포인트를 저점으로 하는 박스권을 상정한 매매를 권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맹영재 연구위원은 "지수가 최근 한달간 640∼680, 중기적으로는 600∼730의 박스권에 놓여있었다"면서 "640∼680의 박스권은 돌파한 것으로봐야 하나 연내에 750선까지 근접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주가가 빠졌을 때 저가매수하고 단기급등하면 물량을 줄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