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세상일을 거꾸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주가가 왜 한달째 제자리 걸음이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주가는 한달째 견고한 박스권을 지켜나갔다고 볼 수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말라가면서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 증권사들이 비명을 지르는 와중에서 나타나고 있는 박스권이다. 주가가 악재의 터널속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버텨온 이유는 뭘까. 한 증권맨은 "악재의 바닷속을 뚫고 의연하게 항해중인 업종대표주의 저력"이라고 해석한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업종대표주들이 뭇매를 견뎌내는 건 한국경제의 저력으로 볼 수도 있다. 또 한가지는 대선 이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시장을 지켜왔다는 지적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