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부터 분식회계 혐의로 20일 불구속기소 될 예정인 새롬기술의 오상수(37) 사장은 국내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를 일궈낸 대표주자 중의 한사람이다. 그가 새롬기술이라는 회사를 창업한 것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93년. 그의 나이 28세 때였다. KAIST 동기 5명과 회사를 설립해 팩스맨, 모뎀에 이어 PC통신 애뮬레이터인 새롬데이터맨을 잇달아 내놓아 PC통신 사용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새롬기술도 IMF 사태의 거센 풍랑을 비켜가지 못했다. 2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부도를 내며 오 사장은 인생의 첫번째 시련기를 맞았으며 영화배우이자 친구인 박중훈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극복할 수 있었다. 그를 일약 스타로 떠오르게 한 것은 지난 99년 코스닥등록 이후 코스닥시장 활황과 벤처붐이었다. 자고나면 시가총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오 사장은 한때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이같은 증권시장 활황을 이용해 고가에 해외CB를 발행하는 등 새롬기술은 현금3천700억원을 확보했다. 오 사장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99년 10월 미국에서 인터넷 전화사업인 다이얼패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작년 1월 국내 서비스도 개시했다. 그러나 오 사장이 야심차게 시작한 다이얼패드 사업이 시간이 지나도 이렇다 할수익을 내지 못하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자금만 축냈다. 이로 인해 업계로부터 "오 사장이 도대체 한게 뭐냐. 지나치게 무모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을 받아야 했다. 다이얼패드의 수익 부재를 거론하는 사람들에게 오 사장은 "세계를 얻으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린다"며 그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오 상수 사장이 '자식과 같다'고 말해왔던 다이얼패드 사업이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무리하게 확장해 온 자회사들의 부실로 현금 3천700억원 가운데 2천억원을 소득없이 '날렸다'. 오 사장은 결국 지난해 11월 사재출연 등 모든 노력을 기울여 미국 다이얼패드를 정상화시킨다며 새롬기술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오 사장은 대표직을 사임한지 7개월여 만인 지난 6월 대표이사에 복귀했으나 한때 동지였던 새롬벤처투자의 홍기태 사장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았고 내부고발등으로 결국 이날 사법처리될 운명에 처했다. 대표이사를 사임한 지난해 11월 20일 이후 꼭 1년 만이다. 이에 대해 오 사장은 "분식회계는 회계방법상 차이에서 빚어진 오해"라며 혐의를 강력 부인, 법정공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부침을 거듭한 오 사장이 37세 나이에 세 번째 시련기를 맞음에 따라 그가 이 난관을 극복하고 약속한대로 진정한 벤처기업인의 성공 사례로 다시 조명을 받을 수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