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기전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대만 전자단지를 앞다퉈 방문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기업분석팀장이 지난 10월말 대만 전자업체를 탐방한 뒤 내놓은 보고서가 '적중'하자 미래에셋 한누리 등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줄지어 대만행 비행기를 타고 있다. DDR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던 지난달 말 민 팀장은 '대만 보고서'를 통해 11월 중순께 DDR가격이 꺾일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으며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이를 계기로 반도체를 비롯한 IT(정보기술)산업의 경기동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대만업체의 현장 탐방은 필수적이란 판단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난야테크놀로지 등 대만의 5개 D램업체는 세계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AUO등 5개 LCD업체의 시장점유율도 35%를 넘는다. 삼성전자와 맞먹는 규모다. 또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수탁가공) 업체인 TSMC와 UMS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전세계 컴퓨터 마더보더의 80%가량이 대만에서 생산된다. 민 팀장은 "IT경기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선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는 물론 대만업체 동향까지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는 분기별로 매출을 공시하는 반면 대만업체는 월 단위로 판매개수까지 공시,보다 정확한 자료를 구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임홍빈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국민당이 물러나고 민진당 정부(천수이볜 정권)가 들어선 후 상당수 대만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상하이 등 중국 본토로 이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IT경기를 진단하기 위해선 중국까지 탐방을 다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