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가격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있는 기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아이 유일전자 아이디스 KH바텍 더존디지털웨어 코메론 아이티플러스 등이 이런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게 공통점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최고 40%를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 벤처기업의 잇단 부도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이라며 "가격 통제력을 갖춘 기업은 불황기에도 안정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이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틈새시장의 기술력과 마케팅부문에서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지위에 올라있다는 의미라며 초기시장을 장악한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잉크젯플로터(옥외인쇄물 프린트) 업체인 디지아이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전세계 중소형 잉크젯플로터 시장을 개척,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10월까지의 매출이 2백95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69% 이상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률이 작년 30%대에서 올해 40%대로 더 높아졌다. 한근석 기획본부장은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이익률이 40%를 웃돌면서 외국계 증권사들의 해외 IR(기업설명회) 요청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일전자와 KH바텍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면서도 사실상 가격 통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일전자는 고급휴대폰 키패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산하는 휴대폰의 85% 물량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미 시설 확장을 끝내 경쟁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H바텍도 휴대폰 금속부품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기업과 거래하면서도 3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디스는 초기 영상보안장치(DVR) 해외시장을 선점,올 들어 3분기까지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37%에 달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를 거래선으로 확보하고 있는 게 장점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