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만년 저평가상황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의 고(高)액면가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병화 한국증권투자상담사회 회장은 11일 "블루칩들이 액면분할을 통해 대중주로 변신해야 한국증시가 저평가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현 종합주가지수 600대는 지난 87∼88년의 지수와 같은 수준이며 이는 지난 15년간 연평균 6.8%의 높은 경제성장률이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처럼 한국 주가가 저평가상태에 머물고 있는 데는 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문제 등의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블루칩의 고액면가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블루칩은 실적호전에 의해 주가가 오르면 어김없이 액면을 쪼개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7년 이후 지금까지 8차례나 액면을 분할했다. 인텔은 6차례,제너럴일렉트릭은 4차례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불루칩들은 '황제주'를 지향하고 있으며 그 결과 가격부담으로 일반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는 게 최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시장 영향력이 가장 큰 삼성전자부터 액면가를 현재 5천원에서 5백원 또는 1백원으로 대폭 낮춰 대중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에 빼앗간 증시 주도권을 되찾아 오고 증시교란을 막기 위해서도 삼성전자 주식의 대중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게 최 회장의 주장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