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 및 합병(M&A) 시장에 벤처기업 매물이 홍수다. 10일 M&A 중개업체들에 따르면 코스닥에 등록된 잘 알려진 벤처기업만도 줄잡아 80~90개가 자금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새주인을 찾고 있다. 프리코스닥(코스닥등록전) 벤처기업의 경우 사정은 더욱 나빠 중소기업청의 인증을 받은 전체 벤처기업 9천4백26개(지난 10월말 기준) 가운데 20%가 넘는 2천여개가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같은 매물홍수는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벤처기업들의 경영악화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대상기업은 정보기술(IT)뿐 아니라 바이오 인터넷 전통제조업 등 대부분의 업종에 걸쳐 있다. 올 연말부터 12월 결산법인의 실적이 나오는 내년 3월까지 자금이 한계에 달한 벤처기업들이 M&A 시장에 더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코아기업구조조정의 김광순 대표는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벤처업계에 큰 지각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M&A 물량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프론티어M&A 이재호 이사는 "코스닥 등록기업의 70~80%가 잠재적 M&A 대상"이라고 밝혔다. 기업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으나 M&A가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 기업을 팔려는 쪽과 사려는 쪽과의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한편 퇴출되는 벤처도 크게 늘어 중기청의 인증을 받은 벤처기업은 작년말 1만1천3백92개에서 지난 10월말에는 1천9백66개(17.3%)나 줄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