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은동에사는 주부 김미경씨(40)는 지난 1일 주식형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여의도 한국투신증권 영업부에 들렀다가 새로운 경험을 했다.

어떤 상품이 있는 지 묻자 창구직원이 먼저 "체질진단"을 받아보라고 권유한 것.

투자목적 재정상태 투자성향에 관한 9가지 항목으로 된 설문서였다.

설문 결과 "중립적 투자형"이란 진단이 나왔다.

김씨는 상담직원의 권유로 투자금액 1천만원 중 절반만 주식형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형에 넣기로 결정했다.

주식투자에도 "맞춤서비스" 시대가 활짝 열렸다.

무조건 고수익을 쫓지 말고 개개인의 재산상태,투자성향,투자목적,자금성격 등을 분석하고 이에 적합한 자산배분을 유도하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가 증권업계에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투증권에 이어 삼성증권도 최근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오픈하면서 다른 증권사와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이같은 선진형 자산관리서비스가 "몰빵투자""단타매매"등 국내증시의 낙후된 투자문화를 한단계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삼성증권의 맞춤형 금융서비스 ]

삼성증권이 지난달 21일 선보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는 고객의 투자성향과 투자금액에 맞춰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고객마다 니즈(needs)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제공되던 증권사의 서비스와 수수료 체계를 개선해 고객이 자신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은 "현재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차별성없이 "누구에게나 똑같이"(Everything to everybody)가 기본 개념이지만 삼성의 맞춤형 금융서비스는 "우수 고객에겐 특별히"(Something to somebody)에 초점에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서비스 제공이 기본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은 서비스를 과학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15개월간 2백억원 이상을 투입,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인 큐빅(CUBIC)을 도입했다.

삼성의 맞춤형 금융서비스는 고객을 크게 세부류로 나눠 제공된다.

Fn Honors,Fn Partner,Fn Direct 등이다.

Fn Honors는 가장 등급이 높은 서비스다.

FP(파이낸셜플래너)자격증을 소지하고 영업경력 3년 이상인 자산관리전문가에 의한 1대1 상담을 받는다.

자산배분,종목 및 펀드상품 선택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 수준의 리서치 정보제공,부동산,자녀유학 상담 등 부가서비스도 뒤따른다.

"돈을 벌 줄은 알지만 돈 관리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삼성증권측의 설명했다.

공모주 청약한도 3배 제공,은행이체수수료 면제 등 특별혜택도 받는다.

예탁자산 1억원 이상인 고객이 대상이다.

Fn Partner는 전문요원과의 상담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전담 관리자가 파트너가 돼 투자정보와 매매타이밍 포착등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유용하다.

"물어 보고 의논도 하지만 결정은 본인이 하는 그런 투자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최저 예탁자산은 2천만원이다.

Fn Direct는 사이버트레이딩 등 온라인채널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전담 상담요원의 서비스는 없지만 고객센터로 전화하면 상담받을 수 있다.

사이버거래시 수수료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뭐든지 제 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인 셈이다.

별도의 가입자격은 없다.

황 사장은 "현재 3단계로 나눠져 있는 서비스 유형을 점차 늘려나가 보다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1대 1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맞춤형 금융서비스 도입으로 자산관리 능력 뿐만 아니라 고객서비스 분야에서도 은행에 앞서 갈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 한투증권의 부자아빠클럽 ]

부자아빠클럽은 기존의 부유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이나 증권사의 랩(Wrap)형 자산관리서비스와 여러가지 면에서 차별화된다.

부자가 아니더라도 부자아빠를 꿈구는 사람이 주된 고객층이랄 수 있다.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금액에 관계없이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홍성일 한투증권 사장은 "특정 부유고객만 상대하거나 수수료를 받는 PB 및 랩상품은 부(富)에 대한 편견이 심한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자산관리서비스"라며 "이를 우리의 투자문화와 현실에 맞게 고친 게 바로 부자아빠 클럽"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도 지난달 14일 부자아빠클럽의 가동과 함께 3억원을 투자했다.

부자아빠클럽은 <>투자성향 분석(투자체질 진단) <>자산배분 <>성과관리 등 3단계로 구성돼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산관리의 툴(tool)이라고 한투증권은 설명한다.

우선 모든 고객은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본인의 투자성향을 점검받는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공격적 투자형"인지,가급적 원금이 보장받기를 원하는 "보수적 투자형"인지 진단받는다.

그런 고객의 기대수익률과 리스크 허용정도에 근거해 자산을 배분한다.

주식 채권 현금에 각각 몇%씩 분산 투자할지를 정하는 작업이다.

그후 구체적인 가입상품 및 투자종목을 선택한다.

펀드상품도 한투운용 것만 고집하지 않고 고객의 필요에 맞게 모든 투신사의 상품을 다 갖다 놓을 계획이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초 목표대로 투자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지 정기적으로 성과를 분석,자산배분을 재조정하거나 상품을 바꾸는 일련의 애프터서비스가 뒤따른다.

한투증권은 이같은 자사관리서비스를 정착시키기 위해 개별펀드 판매를 위주로 한 창구직원의 상담방식을 부자아빠클럽 시스템으로 완전히 뜯어고쳤다.

자신의 투자방식을 클리닉(점검) 해달라는 고객의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게 한투측의 설명이다.

홍 사장은 "그동안 투신사의 마케팅은 고객의 투자성향을 무시한 채 공급자 위주의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권유해 왔다"며 "이를 개선한 게 부자아빠클럽"이라고 설명했다.

홍 사장은 "이 서비스의 제공으로 당장 수탁고를 수천~수조원 높이거나 고객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투자자의 체질과 눈높이에 맞춘 최적의 수익과 만족을 제공하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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