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7주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의 반등이 무력화되며 심리적 부담감이 컸던 1,220원이 무너졌다. 시장 전반적으로 달러매도 요인이 우세했다. 수급상 공급이 약간의 우위를 보였으며 주가 급등,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 증시여건도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달러매수(롱)플레이는 힘을 받지 못했다. 달러/엔 환율은 주말을 거치며 122엔대에서 소폭 하락했으며 이날 등락은 보합권에서 정체됐다. 시장은 심정적으로 아래쪽으로 기울었으나 불투명한 대내외 여건으로 방향은 섣불리 짐작하기 어려운 상태. 달러/엔의 동향에 관심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바닥 확인과정이 진행될 여지가 크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6.20원 내린 1,219.0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9월 추석연휴 직전인 19일 1,209.40원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고점은 1,223.00원, 저점은 1,217.50원으로 지난달 31일 기록한 저점(1,219.40원)을 경신했음은 물론, 지난 9월 19일 장중 1,209.40원까지 내려선 직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은 5.50원. ◆ 바닥 확인 과정 지속될 듯 =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주 고용, 소비지표의 악화에 이어 추가 지표상으로도 미국 경제회복을 담보할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 이에 따라 달러/엔도 추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나 미국 금리인하를 놓고 등락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당장 수급상 두드러진 바는 없으나 현대상선 물량과 함께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과 수력원자력이 연말까지 총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심리적으로 물량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환율은 바닥 확인을 위해 1,218원, 1,216원의 지지선을 테스트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상 크게 치우치진 않았으나 전자업체 네고 등이 압박을 가했다"며 "1,220원이 무너진 것은 큰 의미가 없으나 1,225원은 일단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하락 추세이기 때문에 달러매도(숏)심리가 우세하다"며 "달러/엔이 내일 현 수준이면 1,215~1,225원에서 움직일 것 같고 달러/엔이 반등하기 전까지 '고점매도'가 유효하다"고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1,220원이 무너지면서 보유달러를 내던졌으며 밑에서는 정유사 결제 등이 이를 제한했다"며 "달러/엔이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1,215~1,225원에 묶일 것"으로 예상했다. ◆ 하락 요인 우세 = 업체 네고물량이 공급됐고 역외선물환(NDF) 만기정산 역내 매도분 등이 달러수요를 앞선 것으로 진단된다. 일부 에너지 업체의 결제수요, 역외세력의 롤오버 매수 등이 1,218원 밑의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경제지표 악화와 금리인하 가능성 등으로 8일째 하락, 122.20엔으로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보합권에서 정체됐다. 일본과 싱가포르 시장의 휴장으로 등락이 미미한 달러/엔은 오후 4시 53분 현재 122.15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개장초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했다가 원화 강세 진전으로 하락, 같은 시각 997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하루만에 순매수로 바꿔 1,007억원의 매수우위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금요일과 반대로 4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지난 금요일의 순매도에서 하루만에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으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없었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 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3.00원 낮은 1,222.2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9시 35분경 고점인 1,223.00원까지 오른 뒤 반락, 53분경 1,221.40원까지 밀렸다. 한동안 1,221.50~1,223.00원을 등락하던 환율은 공급우위를 배경으로 추가 하락, 11시 29분경 1,218.1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1,218원선에서 게걸음을 걷다가 1,218.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낮은 1,218.2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곧 저점인 1,217.50원까지 하락한 뒤 저가매수로 등으로 3시 20분경 1,220.90원까지 낙폭을 축소했다. 이후 환율은 1,220원을 놓고 한동안 등락했으나 4시 이후 달러매도가 강해지며 1,219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1,1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9,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6,000만달러, 4억8,290만달러가 거래됐다. 5일 기준환율은 1,219.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