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 거래량 경쟁 조짐이 보이고 있다. 거래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AP(공인참가자) 증권사들이 자전거래를 일삼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증권거래소에서 KOSPI 200지수를 추적하는 ETF인 삼성투신운용의 Kodex200과 LG투신운용의 Kosef는 각각 3백19만주와 2백79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상장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날 Kodex200의 거래량 3백19만주는 지난 25일(2백35만주)보다 35%가량 늘어난 것이다. Kosef의 2백79만주는 지난 25일(1백17만주)보다 1백38% 증가한 물량이다. Kodex200은 상장 당시보다 ETF설정에 의해 상장주수가 2백80만주 가량 증가한 반면 Kosef는 ETF설정보다 환매가 많아 상장일보다 상장주수가 60만주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이날 Kosef의 거래급증은 AP증권사들의 자전거래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신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이날 주가가 급등해 전반적으로 ETF거래가 활성화된 측면도 있지만 Kosef가 Kodex200에 비해 거래량 면에서 절대 열세를 보여온 점을 감안하면 이날부터 Kosef를 판매하는 증권사들이 자전거래를 대폭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세가 부과되지 않아 자전거래 규모를 아무리 늘리더라도 증권사 입장에서는 별 손해가 없다"면서도 "초기 시장형성 과정인 ETF가 거래량 대결구도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