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삼강 태평양 등 상장사의 타 회사 합병과 인수계획이 주식매수청구 비용 부담으로 무산되거나 좌초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따라 개인투자자들은 매수청구권 행사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종목에 대한 투자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롯데삼강은 지난 2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롯데쇼핑 식품사업부 인수안을 상정했으나 롯데제과(9.8%)등 대주주의 불참으로 부결됐다. 발행주식수의 18.9%가 주총에 출석해 이중 9.5%만이 찬성함으로써 특별결의요건(3분의 2이상 출석,과반이상 찬성)을 맞추지 못했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주가가 매수청구가격을 크게 밑돌면서 매수청구비용 부담이 커지자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롯데삼강의 경우 인수에 사전반대의사를 밝힌 주주가 전체의 42%로 이들이 모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롯데삼강이 치러야 하는 비용은 6백59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 식품사업부 인수대금 24억원의 27배가 넘는 규모다. 현투증권 윤성혜 연구원은 "최근 주가하락으로 매수청구가격이 현 주가보다 20% 이상 높게 형성되자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는 주주들이 크게 늘어났다"며 롯데삼강 주총결과에 대한 배경을 풀이했다. 회사측은 매수청구된 주식을 모두 매수할 경우 주식분산요건과 거래량 측면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임시주총을 연 태평양은 태평양종합산업 합병안을 안건으로 올렸으나 주식매수청구대금이 총 1천5백억원 이하일 경우에만 승인한다는 조건부로 통과됐다. 이 회사의 경우 총 발행주식중 27.05%가 합병에 사전 반대,합병비용이 최대 3천5백6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따라 매수청구권을 가진 주식중 42.1% 이상이 다음달 13일까지 매수청구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태평양의 매수청구가격(보통주)은 13만1천9백65원이지만 지난 25일 종가는 11만5천원이다. 지난 9월 코스닥기업인 더존디지털웨어의 뉴소프트기술 합병은 전체 발행주식의 13.05%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합병조건(매수청구권 행사 10%이하)을 맞추지 못해 무산됐다. 현대상선은 자동차운송사업부 매각을 결의한 뒤 7.6%의 주주가 매수청구권을 행사,2백27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만 했다. 굿모닝증권도 신한증권과의 합병과정에서 3천8백73억원이라는 거액을 지출했다. 윤성민·김현석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