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급반등세는 지난해 9·11테러 직후 개인과 외국인이 돌아가며 시장을 이끌던 때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외부 변수에 의한 일시적인 주가급락,저가 매수에 나선 발빠른 개인자금의 증시유입,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 등이 재현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됐던 9·11테러 이후부터 지난해 9월말까지 3천4백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동안 3천7백억원의 외국인 순매도 물량을 현명한 개인투자자들이 소화해 냈다. 9월11일 당시 7조5천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20일 8조2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주식순매수 분을 감안하면 보름여동안 1조원이상의 개인자금이 들어왔다. 이후 외국인은 '사자'로 전환,2001년 10월 1조3천억원,11월 1조6천억원 등 두달간 3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면서 증시를 대세상승기로 유도했다. 물론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은 열심히 차익을 실현하면서 실탄을 비축했다. 9·11테러 이후 전개된 이같은 패턴이 최근 장세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미국·유럽 증시가 동반 폭락세를 거듭하고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무너진 지난달 9월23일부터 바닥(587)을 친 10월10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천6백억원과 3천6백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때에도 개인의 '스마트 머니(smart money)'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차근차근 받아갔다. 그후 주가가 바닥을 치고 12일부터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자 개인들은 이 틈을 이용,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은 8천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7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들어 실질 고객예탁금이 1조원 가량 늘어난 것도 9·11테러 직후와 흡사하다. 전문가들이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이 예상되지만 조정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점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동안 실탄을 쌓아놓은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세계증시의 동반 상승세,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행진,선순환으로 바뀐 수급구조 등을 고려하면 최근 증시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