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어닝 시즌'을 맞아 미국 기업의 3.4분기 실적 발표가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의 흐름을 결정짓고 있다. 미 주요기업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에 힘입어 미 증시가 급등하고 이에 따라 우리 증시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나흘째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초까지 미 기업의 실적악화 경고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기업들의 실적이 낮아질대로 낮아진 전망치를 충족하거나 상회한 것이 투자심리 안정과 주가 반등의 발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장세 전개 15일(현지시간) 미 나스닥지수는 시티그룹과 존슨앤드존슨 등의 실적개선 소식에 힘입어 5.07% 오른 1,282.44로, 다우지수는 4.80% 상승한 8,255.68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는 지난 10일 야후가 6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3.4분기에 2천890만달러(주당 5센트)의 순이익을 올렸다는 소식에 오르기 시작해 나스닥은 나흘만에 15.1%, 다우는 13.3%가 급등했다. 시티그룹은 3.4분기 순이익인 39억2천만달러(주당 76센트)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억8천만달러(주당 61센트)보다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당초 전망치인 주당 73센트를 웃돌았다. 존슨앤드존슨은 순이익이 18% 증가한 18억달러(주당 60센트)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순이익이 22억4천만달러(주당 1.45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1일 제너럴일렉트릭(GE)은 시장 전망치를 충족하는 41억달러(주당 41센트)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미 경기회복 지연,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 고조 등으로 추락한 뉴욕증시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퍼진 가운데 기대 이상의 실적 발표 소식이 투자심리를 회복시킨 것이다. ◆국내 증시도 동반 반등 미 기업의 긍정적인 실적발표로 뉴욕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세가 유입돼 나흘째 상승하고 있다. 16일 오후 1시45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3% 오른 638.56을 기록하며 6일만에 63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1.01% 상승한 47.85를 나타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장초반 640선에 오르기도 했으나 미 기술주의 대표 주자이자 세계최대의 반도체 메이커인 인텔의 3.4분기 실적 부진 소식으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인텔은 6억8천600만달러(주당 10센트)의 순이익을 냈으며 특별경비를 제외할 경우 주당 순이익은 11센트로 시장 예상치 13센트를 밑돌았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미 기업의 3.4분기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예상을 웃돌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세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단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650선에서 조정을 받고 11월 중순까지는 700선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증권에 따르면 16일 실적을 발표하는 미 주요기업 가운데 포드는 작년 실적을 웃도는 반면 AMD, 애플컴퓨터, JP모건 체이스는 밑돌 것으로 보인다. 또 17일 발표하는 코카콜라, 델파이, e-베이는 상회하는 반면 다우존스, 보잉은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증권 고재영 투자분석팀장은 "이달들어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S&P 500지수소속 50개 기업 가운데 90%가 시장전망치를 충족하거나 상회하면서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진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며 "내달 중순까지는 개별 종목의 실적발표 내용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