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체인 버추얼텍이 제지회사 세풍을 인수했다. 세풍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은 15일 세풍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우엘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2천23억원이다. 버추얼텍을 주축으로 KDN스마텍 등이 참여하고 있는 두우엘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조흥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및 전환사채(지분 80%)를 비롯 대출채권도 함께 인수한다. 지난 1953년 설립된 세풍은 신문용지 생산 전문업체로 98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으나 이번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초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예정이다. ◆경영계획=두우엘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의 지분 37%를 갖고 있는 버추얼텍이 세풍 경영을 맡는다. 그러나 업력이 짧은 IT업체가 전통 제조업체를 제대로 꾸려 나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서지현 버추얼텍 사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세풍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버추얼텍은 지난해 한솔제지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제지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구형우씨를 고문으로 영입,세풍 인수를 준비해 왔다. 세풍의 대표이사도 구 고문이 맡을 예정이다. 채권단에서도 제지산업 전문가를 미리 확보한 것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 사장은 세풍의 경영시스템 정보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자체 보유한 그룹웨어 등 각종 기업용 솔루션을 바탕으로 세풍의 경영시스템을 혁신,비용절감과 경영효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자금 조달방안=두우엘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2천23억원의 인수자금을 보유 중인 현금자산과 은행 대출로 조달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주식담보 등으로 금융권에서 1천2백억원 가량을 차입하고 나머지 8백20여억원은 컨소시엄에 참가한 업체들이 부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자금 중 2백50억원 안팎을 부담하게 되는 버추얼텍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4백억원 가량의 현금자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버추얼텍 관계자는 "버추얼텍의 세풍 지분율이 인수 직후 25%에서 내년 초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40% 이상이 될 것"이라며 "버추얼텍이 사실상 세풍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영태·유병연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