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이라크에 인접한 걸프지역에 지휘본부를 이전하고 항공모함을 추가 파견하는 등 은밀히 대규모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미군은 현재 이라크를 타격할 수 있는 지점에 각각 1만명의 승무원과 해병이 탑승한 항공모함 2척을 배치해놓았으며 올해 말까지 두 척의 항공모함을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다. F/A-18 전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 '링컨호(號)'는 지난달 걸프지역에 도착했고걸프지역을 담당하던 '조지 워싱턴호(號)'는 지중해로 이동배치됐다. 이밖에 '해리S. 트루먼호(號)'와 '컨스털레이션호(號)'는 각각 12월 초와 올해 말 현지에 배치될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미군의 움직임은 이라크 전쟁의 지휘본부 역할을 맡게될 가능성이 농후한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이 이끄는 지휘본부가 다음달 카타르로이전한다는 사실이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이번 조치가 지휘본부 이전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밝혔지만 훈련이 종료되는 오는 12월에 사령부 수뇌부가 다시 플로리다 본부로 복귀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미 육군 5군단과 제1해병원정부대가 쿠웨이트로 이동 중이며, 걸프지역에 미 해군 5함대 본부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미 공군 지휘본부가 위치해 있는 등 미군의 걸프지역 군사력은 막강하다. 걸프지역에 배치된 미 지상군 병력은 현재 정기 군사훈련차 주둔하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명령 하달시 전투병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요르단에서는 1천400여 미 특수부대가 요르단, 오만 그리고 쿠웨이트군과함께 비재래식전쟁을 대비한 군사훈련을 시작했으며, 1천여명 이상의 제11해병원정부대는 쿠웨이트에서 훈련을 끝낸 상태이다. 특히 쿠웨이트의 도하캠프에는 최근 미군 수천명이 증강됐으며 미 공군은 B-2폭격기를 이라크에 가까운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로 이동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외에도 미 국방부가 이라크전을 대비해 전면적인 군사력 구축작업에 들어간다면 수만명의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터키 등에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 국방부는 전쟁에 투입가능한 병력을 대상으로 생화학테러를 대비한 탄저균 백신접종에 박차를 가하는 등 사실상 이라크전에 대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