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들이 코스닥 중소형주의 비중을 크게 줄여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의 기관투자가 주식변동보고에 따르면 대한투자신탁운용 현대투자신탁운용 등 투신권은 지난 9월 한달 간 보유 중인 코스닥종목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을 늘린 코스닥종목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므로 기관이 많은 물량을 갖고 있는 중소형주는 당분간 매물공세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중소형주 대거 처분=대투운용은 지난 9월4일부터 26일까지 에스티아이를 꾸준히 장내 매도해 지분율을 8.33%에서 4.20%로 낮췄다. 또 태웅과 대진디엠피에 대해서도 지분율을 각각 1.42%와 5.12% 축소했다. 대원씨엔에이홀딩스의 경우 9월12일 30만1천여주를 장내 매수한 뒤 24만7천여주까지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투신도 메디오피아 뉴테크맨 삼성광전 샤인 세안아이티 신화인터넥 유펄스 케이비티 등을 장내 매도해 지분율을 크게 낮췄다. 화일약품(13만9천여주)과 휴먼텍코리아(35만9천여주)는 모두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화투신은 보유 중인 엘케이에프에스 컴텍코리아 주식을 모두 장내매도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도 국순당의 보유비중을 1.07% 줄였다. ◆투신권 매수세 기대하기 어려워=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투신사들이 팔고 있는 주식 중 상당부분은 등록 당시 취득한 물량"이라며 "그러나 코스닥 시장상황이 좋았을 때 매수세를 확대했던 우량 중소형주까지 최근에는 편입비중을 꾸준히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홈쇼핑주와 엔씨소프트 휴맥스 등 코스닥시장의 대장주들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 위험이 큰 주변주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며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올릴 자신이 없는 한 중소형주의 보유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이일드펀드나 CBO(후순위채)펀드에 편입되는 공모물량의 경우 구조적으로 매물이 꾸준히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홈쇼핑주 등 그나마 코스닥시장을 지탱해온 가치주 성격의 내수주까지 내수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급락하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바닥이 확인되고 대장주의 반등세가 나타나기 전에는 주변주에 대한 기관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