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정체뒤에 급락하는 양상을 되풀이하고 있다. 주가가 지난주 640선 부근에서의 지지 시도로 이중바닥 기대감도 모락모락 피어올랐지만 ‘외풍’에 속절없이 전저점을 다시 경신했다. 어닝 시즌을 앞두고 3/4분기 기업실적 악화가 대체로 반영됐다는 긍정적 인식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한 4/4분기 전망에다 이라크 전쟁위기 등 비체계적 위험이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이라크 전운 고조 악재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전쟁 발발시 그 파급 효과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기업체 가치평가는 뒷전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유출이 지속되면서 기관의 손절매로 이어지는 유동성 압박현상을 피하기 힘든 국면이다. 적극적 매수가 사라지면서 바닥을 긁는 거래량속에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양상. 다만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동결 가능성과 ETF(주가지수펀드)설정에 따른 유동성 유입,그리고 기술적 과매도 국면 등이 추가 하락을 방어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닥심리는 여전히 강한 편이나 매물을 극복하고 추세전환을 보이기까지는 기간조정을 거치며 다소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해외불안, 지지선 600선으로 후퇴 =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미국 나스닥 1,200선이 붕괴됨에 따라 해외 악재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경제의 상대적 견실함에도 불구하고 대외여건 악화가 지속될 경우 조정국면의 탈피 가능성은 아직 거론하기 힘든 분위기. 시장관계자들은 620~630선 부근에서의 기술적 반발을 예상하고 있으나 6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형우량주에 대한 2~3차례의 투매가 오기 까지는 바닥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하고 있어 시장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그러나 금통위가 열리는 목요일을 전후해 주후반 한두 차례 반등은 기대되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 경기불안을 감안해 금리동결 조치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 것. 금리인상의 주요 이유로 지적됐던 부동산 과열과 개인신용 불안도 최근 한풀 꺾이고 있는 점도 우호적이다. 또 현재 증시가 내년초까지의 경기둔화를 선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때 내년 하반기부터의 경기 상승전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타진되고 있다. 경기에 6개월을 선행하는 증시의 특성상 4/4분기에 변곡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해외불안에도 불구하고 600선 초에서는 자체적인 방향성을 모색할 만큼 충분한 가격메리트가 있다”며 “실적발표와 함께 과매도 인식이 확산되며 4/4분기에 변곡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620~630선은 상승폭의 2/3지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부 증시 대책과 ETF설정 등으로 기술적 하방경직성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저점이 생김으로써 추가하락 가능성이 많아졌다”며 “지금은 하락폭이 문제가 아니라 하락세 마무리 시점이 언제인가이며 장기 투자가라도 아직 신규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반등 확률은 있지만 추세전환이 어려워 당분간 재미없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