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이 당분간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실적악화 경고공시를 했던 데이터저장시스템 업체인 EMC 주가는 이날 22.16%나 폭락했다. 알코아 역시 S&P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면서 4.93%나 밀렸다. 기업의 성적표인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증시에선 오는 10일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열리는 금융통화정책위원회는 콜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날은 옵션만기일이다. 현재 매수차익잔고가 4천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처럼 거래규모가 작을 때는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시장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에선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고객예탁금이 8조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줄었다. 거래량과 거래규모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에너지가 보충되지 않는한 쉽사리 분위기가 반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해외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등 주변 여건이 너무 좋지 않다"면서 "일단은 1차 지지선을 620∼630선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중에는 악재로 작용할 기업실적이나 경제지표 발표일정이 없어 지수가 52선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기초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만큼 기술적 반등에 그칠 공산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주현.김철수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