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30일 역사적 최저점 근처까지 추락했다. 이날 코스닥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81포인트(3.73%) 급락한 46.71에 마감됐다. 장중 최저점은 46.31이었다. 이는 개장이후 가장 낮았던 작년 9월17일 46.05에 거의근접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곧 역사적 저점을 뚫고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더 이상 기술적인 저지선을 설정할 수 없으며 어느정도 추락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주류였다. 미국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공포심리로 극심한 투매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거래량 3년만에 최저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1.48포인트 낮은 47.04로 출발한 뒤 갈수록 낙폭을 확대해 장중한때 46.3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수가 역사적 최저점 아래로 내려오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으나 간신히 낙폭을 조금 줄인채 마감됐다. 거래대금은 오후 3시 현재 3천947억원으로 99년 10월22일 3천730억원이후 가장 낮았다. 업종별로는 컴퓨터서비스.통신장비.소프트웨어.일반전기전자 등이 5%이상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또 LG홈쇼핑이 하한가로 주저앉고 휴맥스.안철수연구소.아시아나항공 등 시가총액 상위사들이 7%이상 폭락했다. ◆ 연말 대란설까지 가세 코스닥시장 문제는 복합적으로 얽혀 잇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경기 위축→ IT종목 주가의 버블 논쟁과 주가하락→ 벤처기업 최대주주의 불법.위규행위→ 코스닥시장 신뢰추락→ 투자자금 회수와 주가하락 등의 경로를 거치면서 계속 무너지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상당수 기업들이 연말에 극심한 재무적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코스닥기업 최대주주.임원 등과 관련된 각종 불법.부정행위는 연말대란의 일부를 보여주고 있으며 갈수록 도산업체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 99년말부터 코스닥시장에 물밀듯이 진입했던 기업들이 공모자금을 모두 소진한데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상반기중 코스닥시장 소속 벤처기업들의 41%가 적자상태를 나타내는 등 수익성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란설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대기업들의 실적이 4.4분기 이후 급속도로 나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코스닥기업들의 재무적인 위험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지지선이 없다 상당수의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수가 역사적 저점을 뚫고 내려가면 공포에 휩싸인 투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데다 기술적 분석도 할수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코스닥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2배에 이르고 있어 아직도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권거래소 시장이 하락세를 멈춰야 코스닥시장도 숨을 돌릴 수있다"면서 " 버블이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코스닥의 바닥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점매수의 기회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손범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이제 바닥권에 진입했다고 본다"면서 "거래량이 급감하는 중하위권이 아닌 우량종목을 매입하면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