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성원씨(38)는 지난달 은행적금 만기로 찾은 목돈 3천만원을 포함해 여윳돈 5천만원을 들고 여태 고민중이다.


처음엔 은행에서 5천만원 정도를 대출받아 전세를 끼고 아파트 한채를 살 생각이었다.


올초 은행 대출로 아파트에 투자해 1억원을 벌었다는 친구 얘기에 귀가 솔깃했던 김씨.


그러나 막상 아파트를 구입하려는데 정부의 부동산 억제책이 발표됐다.


아파트 투자에 실기했다고 느낀 김씨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주식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미국과 이라크는 전쟁마저 치를 판이다.


금리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연 5% 이상 수익을 노릴 상품을 찾기 힘들다.


앞으로 경제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


실제로 요즘 여윳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재테크 전략의 갈피를 못잡고 있다.


금리는 정말 오를지, 부동산 값은 떨어질지, 주식시장은 되살아날지 무엇하나 뚜렷한 것이 없다.


재테크 변수들이 모두 불투명한 지금, 과연 어떤 전략으로 돈을 굴려야 할까.


은행 증권 부동산 분야의 재테크 전문가 5명(김인응 우리은행.서춘수 조흥은행.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 오희열 삼성증권 웰스매니지먼트 기획실장,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으로부터 '올 4.4분기의 재테크 전망과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금리는 오르고 부동산은 주춤 =5명의 재테크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시중금리가 오를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김인응 팀장은 "부동산 투기 억제가 가장 큰 현안인 만큼 금리인상은 시기의 문제일 뿐 인상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한상언 팀장도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지만 3백50조원의 시중 부동자금을 흡수하기 위해선 한은이 콜금리를 인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값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게 중론.


서춘수 팀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책으로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팀장도 "정부의 후속대책이 없으면 내년에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지만 단기적으론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진 사장은 "11월까지는 약세, 12월 성수기가 돌아오면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토지의 경우 신도시 개발과 주 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수도권 인근의 땅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연말 주가전망은 결코 낙관적이지 못했다.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을 것으로 본 전문가는 오희열 팀장 뿐이었다.


나머지 4명의 전문가는 모두 650~750선에 머물 것으로 점쳤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 미국경제의 더블딥(경기가 짧은 회복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 우려 등으로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 여유갖고 분산 투자하라 =재테크 전략과 관련, 한 팀장은 "시장상황이 불확실할 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분산투자가 필수"라며 "공격적 투자보다는 쉬는 것도 투자라는 자세로 여유를 갖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 팀장도 "투자와 투기는 다르다"며 "투자는 대박의 꿈을 버리고 여유 자금을 장기적 안목에서 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분산투자를 강조하며 "투자상품과 투자시점을 모두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팀장은 "앞으로 금리가 오른다고 단기상품에만 투자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며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금리체계의 장고단저(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은 것)를 감안하면 단기 위주의 투자전략은 손해"라고 설명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