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째 상승, 이번주 들어 3개월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웠다. 장중 환율은 1,230원에 육박하는 등 수요우위를 바탕으로 한 달러매수(롱)가 우세했다. 업체 네고물량은 추석전 이미 상당부분 공급된 탓에 월말을 앞두고 있음을 감안하면 다소 부진했고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수요요인에 의해 희석됐다. 장중 보합권 등락을 주로 한 달러/엔 환율은 123엔대 등정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달러/원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외국인이 이날 닷새만에 주식순매수로 전환, 상승폭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었으며 최근 높아진 거래대역에 대한 부담감도 상존했다. 금요일 환율은 수요우위 장세의 지속이 예상됨에 따라 1,230원대 진입이 고려될 전망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20원 오른 1,228.7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6월 19일 1,230.30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지난 6월 19일 1,232.20원까지 올라선 이후 최고치인 1,229.30원, 저점은 1,225.50원을 기록했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3.80원으로 이번주 들어 3원대의 일중 진폭이 계속됐다. 밤새 개장가에 상승이나 하락요인을 반영한 뒤 장중 변동성은 위축된 흐름. ◆ 1,230원대 가시권 = 환율이 완만한 기울기의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 최근 달러/엔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정유사 결제수요, 역외매수 등을 배경으로 환율은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일단 상승으로 기울어 곧 1,230원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은 달러/엔과의 차별화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판단이 어려워 향후 방향에 대한 뚜렷한 확신은 없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수요가 있는 세력은 빨리 사는 데다 역외매수세도 꾸준하다"며 "달러/엔은 내려갈 것이란 견해가 약간 우세함에도 수급이 이를 따르지 않아 시장 흐름을 읽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밤새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1,230원대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내일 거래는 1,227∼1,232원 정도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중공업 업체 등 달러를 파는 곳도 꽤 많으나 계절적 요인, 유가 상승 등과 겹쳐 달러수요가 이를 앞서고 있다"며 "달러/엔 하락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많지 않은 시중 포지션이 부담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당분간 환율 상승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1,230∼1,240원이 다음 목표가 되고 있다"며 "내일 1,230원대 등정여부를 테스트할 것 같고 아래로 1,220원대 중반정도는 막힐 것"으로 예상했다. ◆ 수급 혼재, 달러/엔 123엔 저항 = 앞선 닷새동안 축적된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이날도 유입, 하방경직성을 다졌다. 다만 이날 외국인은 닷새만에 순매수로 돌아 거래소에서 1,389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 달러매수(롱)심리를 누그러뜨리며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8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유가 상승 우려감으로 정유사의 결제수요가 꾸준했으며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매도는 역외매수로 상쇄됐다. 월말임에도 공급우위의 장세가 드러나기보다 수요가 앞선 장세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 전날 뉴욕장에서 122.90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주로 보합권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달러/원에 큰 영향을 가하지 않았다. 달러/엔은 개장초 122.33엔까지 떨어졌다가 반등, 장중 123엔 등정을 지속적으로 꾀했으며 오후 4시 54분 현재 122.86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주로 100엔당 1,000원 밑에서 움직이며 같은 시각 999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의 오름세를 반영, 전날보다 0.50원 높은 1,226.00원에 개장한 환율은 곧 저점인 1,225.50원으로 내려섰다가 역송금수요 등으로 오전 9시 59분경 1,226.9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주로 1,226원선을 맴돌다가 달러/엔 반등을 타고 오전 11시 8분경 1,228.20원까지 상승한 뒤 달러 공급으로 11시 17분경 1,226.70원까지 반락하기도 했다. 이후 환율은 1,227원선에서 움직인 끝에 1,227.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높은 1,227.6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수급균형 등을 반영, 1,227.10∼1,228.20원에서 움직이다가 업체 네고로 오후 3시 19분경 1,226.7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환율은 달러/엔 반락에도 아랑곳없이 역외매수 유입으로 3시 52분경 고점인 1,229.30원까지 오른 뒤 매물 출회에 따라 1,228원선에서 주로 배회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1,0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7,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5억3,500만달러, 5억8,820만달러가 거래됐다. 27일 기준환율은 1,227.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