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증시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투자자들의 이른바 '항복선언(capitulation)'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이는 오히려 반등의 전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아시아 유력 금융전문 매거진인 파이낸스아시아에 따르면 최근 씨티그룹과 메릴린치가 발간한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미국 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추가하락을 우려해 증시투자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거 전례로 미뤄 통상적으로 이같은 부정적인 전망과 투자포기는 하락장의 마감과 상승장의 시작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따라서 심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메릴린치가 최근 298명의 펀드매니저들과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증시낙관론이 사라진 상태"라고 밝혔으나 전체의 48%는 "향후 12개월내에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응답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뉴욕증시 주가가 가장 고평가돼 있다고 응답했으나 펀드매니저들이 이미 비중을 너무 많이 축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증시투자비중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바워스 투자전략가는 "대부분은 미국기업들의 실적부진이 최악의 상황을 거치고 있어 유럽과 일본에 비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아시아지역의 투자매력을 따라잡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씨티그룹 산하 투자운용사인 씨티그룹 애셋 매니지먼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항복선언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것이 반드시 향후 상승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허시 코언 애널리스트는 "최근 사상최저 수준인 금리와 낮은 물가상승률, 나스닥증시 거품붕괴, 기업 부정회계 스캔들 등은 약세장 마감의 징후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부어보 투자전략가도 "대부분의 펀드운용사들은 투자포트폴리오에서 현금보유 비중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상승장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