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들이 자금차입을 위해 금융권에 맡겨놓은 담보 주식이 코스닥 시장의 또다른 잠재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주식의 담보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금융권의 담보권 행사에 따른 대규모 주식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코스닥위원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이후 코스닥 기업 대주주가 보호예수(등록 후 1∼2년간 주식매각을 제한하는 것) 기간 중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 보유주식을 담보로 잡힌 업체는 모두 40개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담보 만기도래 기업 급증 작년 초 이후 보호예수 기간 중 대주주가 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잡혔던 기업 가운데 이미 11개 기업이 보호예수가 풀렸다. 네오웨이브 엑큐리스 쓰리소프트 모디아 등이 그들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또 주가 하락에 따른 담보부족으로 조만간 대주주 보호예수가 끝나는 기업도 대주주 물량이 바로 시장으로 흘러나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주가 하락과 대주주 자금력 빈곤이 주범 대주주 담보주식의 매물화는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지난해 담보설정 당시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잇따라 담보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1일 대주주가 은행에 맡겼던 담보주식 20여만주가 팔리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에이디칩스 관계자는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담보부족이 발생했으며 은행들이 이를 이유로 주식을 모두 매각한 게 주가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 코스닥 기업 대주주는 "벤처 사업가의 대부분은 회사 설립과 유상증자 때 주변에서 자금을 빌려 투자하고 있다"며 "담보부족이 생길 경우 이 자금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는 대주주는 극히 드물다"고 털어놨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