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열풍이 한창 몰아칠 때 직원들에게 캐주얼복장을 하도록 했던 미국 월가의 금융사들이 요즘 정장을 착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닷컴 인기가 시들해진 탓이다. 코스닥시장이 뇌사상태에 빠진 것도 미인주였던 닷컴기업이 기대에 걸맞은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 닷컴기업의 거품해소 과정에 가려진 또하나의 문제는 코스닥 제조업체의 수주규모가 불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기업의 투자축소 움직임 때문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어제 열린 전자사장단회의에서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에 과감히 나설 것을 주문했다. '위험회피가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판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건 반가운 일이다. 정장을 차려입고 투자를 늘리겠다는 건 원점에서 새 출발해 보자는 뜻이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