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선물 귀재'로 이름을 날렸던 장기철 전 대신증권 부장이 2년 동안 한 코스닥 종목을 장내매매하면서 12억원 정도를 손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장씨의 이번 투자실패는 펀더멘털이 튼튼하지 않은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는 투자원칙과 떨어지는 종목에 '물타기'를 하지 말라는 증시격언을 어긴 것으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11일 보유하고 있던 서울신용평가정보 1백17만주 중 12만주만 남기고 1백5만주(5.25%)를 처분했다. 장씨는 지난 4월3일에도 서신평정보 1백51만주를 매도했다. 매도단가는 지난 11일 1백5만주가 3백93원,4월3일 1백51만주가 6백원 수준이었다. 장씨는 2년 전인 2000년 9월19일부터 서신평정보 주식을 장내에서 매집했었다. 그는 2000년 9월19일 1백31만주를 8백원에서 매수했다. 이어 2000년 9월 말부터 2001년 2월14일까지 서신평정보 주식을 추가매수해 한때 보유주식이 2백68만주에 이르렀다. 그러나 서신평정보 주가는 장씨의 기대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서신평정보 주가는 2000년 9월 말 1천2백원대에서 하락하기 시작해 반등다운 반등없이 추락했다. 지난 10일에는 3백60원까지 떨어졌다. 장씨는 25억여원을 투자해 서신평정보 2백68만주를 샀으나 건진 돈은 13억원에 불과,12억원을 손해봤다. 장씨가 서신평정보에서 실패한 것은 철저한 기업분석을 바탕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서신평정보는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지난 1999년에는 8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이후 2000년 30억원,2001년 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도 13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와 더불어 하락추세에서 물타기를 하고 적정수준에서 손절매를 하지 않음으로써 손실을 확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장씨는 서신평정보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2000년 9월 말 이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추가매수에 나서 매수단가를 낮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주가가 상승전환하지 못함에 따라 손실폭만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장씨는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은 단 한번도 매매를 하지 않는 등 관리에도 소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는 이같은 투자실패로 선물 투자성공으로 얻었던 명성에 금이 가게 됐다. 또 등록전 서신평정보 지분투자로 올렸던 수익 중 상당액을 잃어버렸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