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만에 상승하며 1,196원선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엔화 향방에 따라 환율 등락이 거듭됐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18엔대에서 하강과 상승을 교차, 달러/원의 등락을 좌우했다. 엔/원 환율은 최근 조정 장세를 연장한 가운데 100엔당 1,010원을 축으로 오르내렸다. 일부 전자업체 네고물량이 공급됐으나 시장은 달러가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장 후반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진행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장중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대한 소식이 간간히 전달됐으나 쉽게 예측이 불가능해 시장은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확산됐다. 다음주도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80원 오른 1,196.8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앞선 주 종가에 비해 원화는 0.42% 절상됐다. 이날 고점은 1,197.60원, 저점은 1,191.8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5.80원을 가리켰다. ◆ 박스권은 아직 계속된다 = 한쪽으로 기울만한 모멘텀이 없을뿐더러 시장은 아직 조심스럽기 그지없다. 달러/엔이 박스권에 묶인 상황에서 달러/원이 독자행보를 거닐기엔 수급 등 주변 여건상 탐탁치 않다. 달러화 약세에 대한 위험이 더 많지만 9.11테러 1주년이 낀 한 주동안 국제정세의 변화도 돌발변수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위협'에 시장은 좀 더 웅크릴 여지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 후반에 1,193원선에서부터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강하게 진행되면서 시중물량을 많이 흡수했다"며 "역외세력도 매수에 가세했으며 장중 매도주문(오퍼)공백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도 박스권이 여전할 것 같고 한 쪽으로 기울 모멘텀이 없다"며 "1,190∼1,205원에서 머물 것 같고 1∼2주정도 더 기다려야 방향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오전에 전자업체 네고물량을 믿고 달러매도(숏)플레이가 성행했다"며 "달러/엔이 반등하면서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닫고 역외세력의 매수까지 가담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박스권 깨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달러/엔 자체가 박스권이라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달러/원도 묶일 수밖에 없다"며 "다음주 1,185∼1,205원으로 예상하되 아래쪽 리스크가 더 크다"고 전망했다. ◆ 달러/엔 118엔대 지지 = 달러/엔 환율은 이번주 117엔대와 118엔대를 핑퐁식으로 오가는 장세를 거듭했다. 전날 117엔대로 내려섰던 달러/엔은 이날 재차 118엔대를 회복했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하락에도 불구, 상승세를 타며 118.34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 개장초 9,000선 붕괴 위협에 처한 닛케이지수와 구두개입을 반영, 118.65엔까지 오름폭을 확대했다. 달러/엔은 그러나 118.70∼118.80엔에 대기한 매도세로 차츰 반락, 오후 들어 117.90엔까지 내려선 뒤 다시 강하게 반등, 118.50엔대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런던장에서 달러/엔은 재반락, 오후 4시 57분 현재 118.22엔을 기록중이다.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날 "일본 단독으로 엔화 강세 추세를 변화시킬 수 없다"며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안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표 예정인 미국의 고용동향이 달러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원 환율은 최근 조정장세를 이으면서 장중 100엔당 1,003원선까지 내려선 뒤 다시 반등, 같은 시각 1,01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04억원, 223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사흘째 주식'팔자'에 치중,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할만한 요인이었으나 매도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불거진 엔 약세로 환율은 전날보다 4.10원 높은 1,195.10원에 개장가를 형성한 뒤 이내 1,196.00원까지 올라섰다. 환율은 한동안 1,195원선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치다가 달러/엔 반락으로 차츰 흘러내리며 11시 32분경 1,192.30원까지 도달했다. 이후 저가매수로 추가 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1,193원선 등정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은 채 1,192.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192.3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이내 저점인 1,191.80원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달러/엔 반등과 은행권의 손절매수가 가세, 환율은 상승세를 타며 3시 1분경 1,195.6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한동안 1,195원선을 배회하던 환율은 달러/엔 추가 상승 등으로 3시 59분경 1,197.6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차익실현매물로 1,197원을 축으로 횡보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1억8,9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3,9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8,610만달러, 1억9,900만달러가 거래됐다. 9일 기준환율은 1,194.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